[닥터파스타의 3줄 핵심 요약]
제로 슈거 음료수에는 인공감미료가 들어가 있어 혈당을 거의 올리지 않습니다.
제로 슈거 음료수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나쁜 영향을 주어 장기적으로는 혈당 관리를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가당 음료보다 제로 슈거를 선택하는 것이 혈당 관리에 유리하지만, 제로 슈거 음료수도 차차 줄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최근 식음료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제로 슈거(zero sugar)’입니다. 소주마저 제로 슈거 제품이 출시될 만큼 제로 슈거 열풍이 대단한데요. 그만큼 사람들이 예전보다 설탕과 액상과당에 경각심을 가지는 것 같아 긍정적인 사회적 현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제로슈거 식음료가 설탕 대신 어떻게 단맛을 내는지, 그리고 정말 ‘건강한' 대안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로슈거 식품은 건강과 혈당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1. 제로 슈거와 인공 감미료
제로 슈거 식음료에는 대표적으로 ‘제로 콜라'가 있습니다. 제로 콜라를 먹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듯, 설탕이 들어있지 않아도 보통의 콜라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단맛이 나는데요. 이렇게 설탕 대신 단맛을 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인공감미료입니다. 인공감미료가 설탕의 건강한 대안으로 여겨지는 만큼 제로 슈거 열풍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설탕과 인공 감미료의 차이를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먼저, 단맛을 내는 설탕은 우리 몸에서 소화가 되어 포도당 형태로 혈액 속을 돌아다니며 혈당을 높입니다. 그러다가 혈액 속의 포도당이 인슐린의 도움으로 세포로 흡수되면 혈당이 내려가고, 세포는 포도당을 연료로 에너지를 발생시키게 됩니다. 흡수된 당은 1g에 4kcal의 에너지를 내며 이때 발생한 에너지는 운동능력이나 체온유지, 뇌와 심장 등 각종 장기 활동 같은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신체기능과 생명 유지를 하는데 사용됩니다.
반면에 인공 감미료는 우리 몸에서 완전히 소화되거나,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에너지를 거의 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칼로리가 없고(제로칼로리), 소화와 흡수의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혈당을 거의 올리지 않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칼로리도 거의 없고 혈당도 올리지 않는 인공 감미료가 다이어트나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여겨지면서 스테비아,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과 같은 인공감미료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2. 인공 감미료의 함정
인공 감미료는 칼로리가 없고 혈당도 올리지 않기 때문에 설탕의 대체재로 인기가 높지만, 인공 감미료가 정말 건강한 대안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습니다. 실제로 최근에는 인공 감미료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미생물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주고, 나빠진 장내 환경이 혈당 조절 능력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어 결국 혈당 관리를 어렵게 한다는 연구 결과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공감미료를 꾸준히 섭취한 사람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유익균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대표적인 유익균인 락토바실러스 종과 비피더스균의 감소를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는 혈당을 조절하고 인슐린의 정상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포도당 불내성'을 유발하게 됩니다.
즉, 제로음료 자체는 혈당을 올리지 않지만, 제로음료를 자주 마시는 습관은 혈당 조절 능력을 떨어뜨려 결국 혈당을 올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지면 당뇨병 발병 가능성이 높아지거나, 이미 당뇨병 환자라면 혈당 관리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액상과당이나 설탕은 혈당을 빠르게 올려 혈당 조절을 어렵게 만들지만, 인공감미료는 단기적으로 혈당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가당 음료를 마시는 것보다 제로 슈거 음료를 마시는 게 혈당 조절에 유리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로 슈거 음료도 결국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환경에 영향을 미쳐 장기적으로는 혈당 조절 능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제로 슈거 음료가 당장 혈당을 올리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마냥 안심하고 마실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건강을 위해 콜라 대신 제로 콜라를 선택했다면, 이제는 제로 콜라도 차근차근 더 줄여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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