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한 끼만 굶어도 살이 빠졌는데, 이젠 왜 안 그러지?

신진대사와 혈당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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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02, 2025
예전에는 한 끼만 굶어도 살이 빠졌는데, 이젠 왜 안 그러지?

[닥터파스타의 3줄 핵심 요약]

  1. 나이가 들면 기초대사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예전과 같은 칼로리를 섭취하고 똑같은 활동량을 유지한다면 살이 찌게 됩니다.

  2. 노화에 따라 성장 호르몬들이 자연스레 감소하면서 체중 변화를 겪게 됩니다.

  3. 나잇살을 없애기 위해선 먹는 양을 줄여야 하며 운동을 통해 근육량이 줄어드는 걸 방지해야 합니다.

청년기를 지나면서 찌는 살을 소위 ‘나잇살’이라고 하는데요. 뿐만 아니라 20~30대보다 체력이 확연히 떨어지고 배에 살이 찌는 등, 체형에도 많은 변화가 생깁니다. 다이어트를 마음먹고 시도해 보아도 예전처럼 금방 살이 빠지지 않는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특히 당뇨병처럼 대사질환이 주로 발병하기 쉬운 40대 이상이 되면서 질병을 대비해서라도 다이어트의 필요성을 체감하지만 살이 잘 빠지지 않는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젊을 때 보다 훨씬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1. 느려지는 신진대사

인체는 20대부터 성장을 멈추고 세포가 노화하기 시작합니다. 이에 따라 인체 내에서 일어나는 물질의 분해나 합성과 같은 모든 물질적 변화, 즉, 신진대사가 같이 느려지기 시작합니다. 신진대사량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기초대사량인데, 이는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량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심장이 뛰고 호흡하고 체온이 유지되며 뇌가 활동하기 위해 소모되는 에너지입니다. 우리가 하루동안 사용하는 전체 대사량 중 기초대사량은 약 70%를 차지하는데, 나이가 들면서 기초대사량이 줄어듭니다.

기초대사량이 줄어듦에 따라 신진대사량도 줄어들고, 곧 활동량이 동일하더라도 예전만큼 에너지를 소비할 수 없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나이를 한 살 먹을 때마다 기초대사량은 약 1%씩 감소하기 때문에 기초대사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20대 때와 똑같은 칼로리를 섭취하고 똑같은 활동량을 유지한다면 살이 찔 수밖에 없게 됩니다.

2. 호르몬 변화

두 번째 이유는 호르몬의 변화입니다. 노화에 따라 자연적으로 감소하는 호르몬들이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성장호르몬입니다. 성장 호르몬은 성장기에는 키를 크게 하며, 근육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성장을 완료한 뒤에는 지방 분해와 근육 증가의 역할을 합니다. 성장호르몬은 20대부터 꾸준히 감소하며, 30대부터는 10년 주기로 약 15%씩 감소합니다. 성장 호르몬이 감소하면서, 근육량이 줄어들고 지방 분해는 점차 어렵게 됩니다.

또한 나이가 들면 남성과 여성 모두 성호르몬 분비가 줄어듭니다. 그리고 남녀 모두 성호르몬 감소로 인한 체중 증가나 체형 변화를 경험합니다. 남성은 30대부터 매년 1%씩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감소하고, 이로 인해 근육량이 줄고 체지방이 늘어납니다. 여성은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서 에스트로겐으로 인한 내장지방 축적 억제 기능이 사라져 내장지방이 늘어나고 배가 나오게 됩니다. 특히 여성은 폐경기로 접어들 때 에스트로겐 분비가 급격하게 줄어들어 체중 증가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3. 갈색지방의 감소

마지막은 갈색지방의 감소입니다. 지방은 백색과 갈색지방으로 나뉩니다. 백색지방은 잉여 열량을 중성지방 형태로 몸에 축적시켜 살이 찌게 만들고, 갈색지방은 칼로리를 소모하고 체온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기에 소위 ‘착한 지방’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갈색지방은 특히 신생아 시기에 많으며, 아직 체온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아기들을 지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갈색지방이 점차 감소하고, 이에 따라 칼로리를 소모하는 양도 줄어듭니다. 때문에 동일한 칼로리의 음식을 섭취하더라도 20대 때에 비해 지방으로 저장하는 양이 증가하는 것입니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나이가 들수록 지방 조직이 제거되는 비율은 낮아지고, 지방 조직이 저장되는 비율은 높아집니다. 이러한 세포 변화 때문에 살을 빼기는 어렵고, 살을 찌기는 더욱 쉬워지는 것입니다.

4. 나잇살을 빼는 방법

이렇듯 나잇살은 일종의 노화 현상입니다. 나잇살이 늘어나면 단순히 과체중이나 비만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 당뇨병,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을 유발할 수 있고, 늘어난 체중으로 척추와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져 근골격계 질환까지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나잇살을 빼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나잇살을 없애기 위해선 기초대사량이 줄어든 만큼 칼로리 섭취를 줄여야 합니다. 즉, 먹는 양을 줄여야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소식을 넘어 절식 혹은 단식에 가깝도록 식사량을 줄이거나 한 종류의 음식만 먹는 ‘원푸드 다이어트’는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20대 때는 신체 기능이 활발해 극단적인 소식이나 절식을 하더라도 금방 회복할 수 있으나, 중장년부터는 무리하게 식사를 제한하면 영양 불균형 등 젊을 때에 비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훨씬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 남성 기준 30~40대는 하루 2,500kcal, 50~64세는 2,200kcal가 권장 섭취 칼로리이고, 여성의 경우 30~40대는 1900k kcal, 50~64세는 1700kcal가 권장 섭취 칼로리입니다. 그리고 식사를 할 때 같은 칼로리라고 하더라도 어떤 것을 주로 섭취하는지가 중요한데, 나이가 들수록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백질 섭취량이 줄면 근육이 감소하고, 골밀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백질은 ‘몸무게에 0.9를 곱한 양(g)’을 매일 섭취하는 것이 좋은데 예를 들어 체중이 60㎏인 사람은 하루에 단백질을 54g 정도 섭취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식이요법뿐만 아니라, 나이가 듦에 따라 운동도 필수입니다. 운동을 통해 근육량이 줄어드는 것을 방지할 수 있으며, 줄어든 기초대사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운동을 할 때는 걷기나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뿐 아니라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빨리 살을 빼고 싶다는 생각에 갑자기 무리하게 운동할 경우 부상의 위험을 높일 수 있고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갑작스러운 위급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운동의 강도를 천천히 늘려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효과적인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가끔 한 번에 긴 시간을 들여 운동하기 보다는 시간이 짧더라도 매일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나이가 들어 찌는 살은 젊을 때 비해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과 같은 대사 질환이나 뇌졸중, 심근경색과 같은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잇살을 노화의 현상으로 치부해 방치하기 보다는 적극적인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특히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은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나잇살 감량뿐 아니라 대사질환 개선을 위해서 평소 건강한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기르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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