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파스타의 3줄 핵심 요약]
비만/대사 수술은 제2형 당뇨병의 치료에 높은 효과를 보이기도 합니다.
비만/대사 수술 후 칼로리 섭취가 감소되고 체중이 감소하며 인슐린 감수성이 좋아집니다.
비만/대사 수술이 당뇨병 개선과 대사 질환 개선에 좋은 효과를 보이더라도 수술을 결정하기 전에는 신중한 고려와 상담이 필요합니다.
당뇨병은 생활 습관을 개선해 관리가 꾸준히 필요한 만성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차라리 수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병이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을 수술로 치료하는 경우도 있을까요? 모든 당뇨병 환자가 수술을 통해 개선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당뇨병 환자는 수술을 통해 증상이 개선되기도 합니다.
당뇨병 환자는 어떤 경우에 수술로 치료를 할 수 있는 걸까요?
1. 당뇨병과 대사 수술
고도의 비만 환자에게 시행되는 비만 수술(bariatric surgery)은 1차 목적이 체중 감량이지만 동시에 여러 가지 대사 질환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대사 수술(metabolic surgery)이라는 의미가 함께 대두되었습니다.
비만 수술은 섭취를 제한하거나, 영양분의 흡수를 제한하거나 혹은 둘 다를 제한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비만 수술을 한 뒤 달성되는 체중 감소는 수술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Roux-en-Y 위우회술(Roux-en-Y gastric bypass, RYGB)의 경우 1년 뒤 약 20%의 체중 감소가, 위소매절제술(sleeve gastrectomy, SG)이 15%, 위밴딩(gastric banding)이 10%로 기대에 비해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입니다. 하지만 체중 변화와는 별개로 수술 후 며칠 뒤부터 대사 질환의 개선이 시작되는 것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비만/대사 수술 후 개선되는 여러 가지 대사 질환 중 가장 뚜렷한 변화를 보이는 것은 바로 당뇨병인데요. 이러한 수술은 특히 제2형 당뇨병의 치료에 높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복 혈장 혈당 100mg/dl 미만 또는 6.5% 미만의 당화혈색소(HbA1c)를 당뇨병의 완치로 정의할 때 Roux-en-Y 위우회술(RYGB)을 시행한 환자의 75%, 담즙췌장 전환술(biliopancreatic diversion, BPD)을 시행한 환자의 95%가 당뇨병 완치 목표 달성을 경험한 반면, 약물 치료만 받는 환자는 완치 목표를 거의 달성하지 못했으며 5년간의 추적 검사에서도 Roux-en-Y 위우회술(RYGB)의 50%, 특히 담즙췌장 전환술(BPD)의 63% 환자에서 장기적으로 완치의 목표 수준을 유지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위소매절제술(SG)의 경우 담즙췌장 전환술(BPD)이나 Roux-en-Y 위우회술(RYGB)에 비해서는 완치 목표를 5년간 유지한 비율이 약 25%로 낮은 효과를 보였지만 약물치료와 비교했을 때는 역시 유의하게 높은 효과가 보임을 알 수 있습니다. 2019년 1월부터는 비만/대사 수술의 요양 급여가 적용되어 생활 습관 개선으로 치료되지 않거나 비용 문제로 치료를 미뤄왔던 고도비만 환자의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해졌습니다.
비만 대사 수술 요양 급여 적용
체질량지수 35kg/㎡ 이상의 고도비만
체질량지수 30kg/㎡ 이상이면서 대사 관련 합병증이 있는 경우 (예: 고혈압, 수면무호흡증, 관절질환, 위식도역류, 제2형 당뇨병, 고지혈증, 천식 등)
체질량지수 27.5kg/㎡ 이상인 제2형 당뇨병환자 (위소매절제술 및 Roux-en-Y 위우회술을 시행할 경우)
2. 비만/대사 수술이 당뇨병 개선에 미치는 효과
비만/대사 수술이 혈당수치를 개선하는 기전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수술 후 초기에는 칼로리 섭취가 감소하기 때문에 인슐린 감수성이 좋아지고, 체중이 감소하면서 말초의 인슐린 감수성이 점차 개선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Roux-en-Y 위우회술(RYGB)이나 담즙췌장 전환술(BPD)의 경우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과 인슐린의 분비가 증가하고, 식욕을 촉진하는 호르몬은 분비가 감소하여 혈당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만인 당뇨병 환자의 치료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체중감소의 정도와 지속 기간으로 결국 당뇨병의 개선과 대사 수술의 효과는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만/대사 수술을 통해 당뇨병이 개선될 가능성은 수술받는 환자의 나이가 젊을수록,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가 높을수록, C-peptide 수치가 높을수록, 당뇨병 유병 기간이 짧을수록 높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반면에 제1형 당뇨병, 성인 잠복 자가면역 당뇨병, 췌장염 혹은 췌장절제술로 인한 이차성 당뇨병 환자의 경우에는 비만으로 인한 대사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비만/대사 수술의 효과가 떨어집니다.
참고로 비만/대사 수술은 당뇨병 개선 외에도 고혈압 및 심혈관질환(전체 0.70배, 심근경색 0.51배, 심부전 0.52배, 뇌졸중 0.45배), 암 발생(여성 0.73배)의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이로 인해 사망 위험률이 49.2% 감소하고, 평균 기대 수명이 6.1년 연장되는 결과를 보입니다.
3. 비만/대사 수술의 한계
비만/대사 수술이 당뇨병 개선과 대사 질환 개선에 좋은 효과를 보이긴 하지만 실제 수술을 결정하기 전에는 신중한 고려와 충분한 상담이 필요합니다. 수술을 받는 모든 환자에게서 당뇨병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며, 완치에 가깝게 혈당 수치나 당화혈색소 수치가 개선되더라도 시간이 경과한 뒤 다시 재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일부 종류의 수술에서는 위장을 우회하기 때문에 위암 검진을 위한 내시경 검사가 불가능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복강경과 같은 최소 침습수술 방법으로 수술을 시행하지만 수술 그 자체로 침습적이며 수술과 관련된 합병증 발생의 가능성도 있으므로 이런 점들을 고려하여 내분비내과, 위장관외과 전문의와 충분한 상의 하에 수술의 여부와 종류를 결정해야 하며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영양소 결핍이나 골다공증 문제, 당뇨병 재발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특히 수술 전 알코올 또는 약물 중독 및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이 있는 경우 수술 후 정신건강 문제의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수술 전, 후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상담이 권고됩니다.
비만인 당뇨병 환자가 수술을 통해 당뇨병이 개선되는 것은 분명 귀를 솔깃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비만과 당뇨병은 모두 생활 습관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수술을 통해 현재의 상태가 개선되었다 하더라도 근본적인 생활 습관이 바뀌지 않으면 재발하기 쉽습니다.
따라서 당뇨병의 관리는 기본적으로 건강한 음식을 적당한 양 섭취하며 혈당을 조절하고 꾸준한 운동을 통해 인슐린에 대한 민감성을 높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여기에 추가로 고도비만이 문제가 된다면 수술적인 요법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 문헌
Lidia Castagneto-Gissey et al. Bariatric/Metabolic Surgery. Handb Exp Pharmacol. 2022;274:371-386. doi: 10.1007/164_2021_565.
김미경. 비만대사수술과 당뇨병: 그 효과와 부작용. J Korean Diabetes. 2019;20:205-209.
Ref. Lidia Castagneto-Gissey et al. 2022;274:371-3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