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파스타의 3줄 핵심 요약]
지방간은 간에 중성 지방이 축적되어 있는 상태로 알코올성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뉩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증후군이 원인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으로 체중 감량을 해야 합니다.
지방간을 방치해 악화되는 경우 지방간염이나 간경변으로 진행될 수 있어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고 자신의 몸을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간은 우리 몸의 대사 과정에 관여하는 매우 중요한 장기입니다. 간은 우리가 먹은 음식물을 각종 영양소 형태로 가공하고,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합성하고 저장하기도 합니다. 또 알코올이나 약물 또는 음식물 중 유해 성분을 분해하고 해독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간이지만, 간은 열심히 일하고 조용히 병드는 경우가 생겨 침묵의 장기로도 유명한 만큼 간은 심각하게 손상되기 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습니다. 다행히 건강검진을 주기적으로 받는 경우 간기능검사를 통해 간의 건강 상태를 대략 확인해 볼 수 있는데요. 그중에도 최근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 간질환이 있습니다. 바로 지방간인데요. 지방간을 가진 환자가 5년간 25% 증가했다고 하는데, 지방간은 왜 걸리는 것이고 당뇨병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1. 지방간이란?
지방간은 말 그대로 간에 중성 지방(Triglyceride)이 축적된 상태를 말합니다. 정상적인 간에는 지방이 간 무게의 5% 이하로 존재하지만 지방이 그 이상으로 축적되는 경우를 지방간이라고 부릅니다.
지방간을 보통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에게 걸리는 질환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지방간에는 크게 알코올성과 비알코올성이 있습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폭음이나 과도한 음주가 원인으로, 알코올을 과하게 섭취하면 간의 대사 능력이 떨어지면서 간 세포에 지방이 쌓이게 되는 것입니다.
반면에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과한 음주를 하지 않아도 생기는데, 비만이나 당뇨병, 고지혈증, 대사증후군과 관련이 있습니다. 또 체중을 급격하게 줄이거나 스테로이드, 여성 호르몬제 등을 복용하는 사람에게서 나타나기도 합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흔한 원인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혈중 지방 농도 높은 상태)
인슐린 저항성
호르몬제를 비롯한 약물
대부분의 지방간 환자는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우연히 의료기관을 방문해서 검사를 하다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건강 검진에서 간 효소 검사나 복부 초음파 스캔 등을 통해 진단을 받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지방간 환자는 간혹 피로감이나 상복부 불편감 등의 증상을 호소하기도 하지만, 이것이 지방간 진단에 특징적인 증상으로 보기에는 어렵고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2.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당뇨병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적게 마시는 사람에게 생기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증후군이 원인인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과식이나 운동 부족, 과도한 탄수화물이나 지방 섭취 등으로 축적된 지방세포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과도한 지방산을 발생시키게 되는데, 간으로 오는 지방산이 중성지방 형태로 저장되며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비만과 높은 인슐린 저항성은 지방간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2형 당뇨병 발병에도 주요한 원인이 되기 때문에 2형 당뇨병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연관성이 깊습니다.
실제로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발행한 지방간과 당뇨병 통계 2022에서, 2017년 기준 당대사 이상에 따른 지방간 유병률을 보여주는데요. 당대사가 정상인 사람이 전체 지방간(경도 지방간 + 중등도 지방간)에 걸리는 비율은 29.7%, 공복혈당장애가 있는 사람이 전체 지방간에 걸리는 비율은 51.2%, 그리고 2형 당뇨병인 사람이 전체 지방간에 걸리는 비율은 61.7%로 당대사가 정상인 사람에 비해 2형 당뇨병 환자는 지방간 유병률이 2배 더 높았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지방간이 있는 그룹과 정상인 그룹에서 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을 비교했을 때 경도 지방간일 때 3배, 중등도 지방간일 때 6배 정도 높았습니다.
이처럼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당뇨병은 서로 관련성이 깊은 질환이며 비만, 특히 복부비만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당뇨병 모두를 유발할 수 가장 위험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지방간의 진단과 치료
지방간은 일반적으로 간기능 검사를 포함한 혈액검사, 복부초음파 검사로 간을 확인하면서 진단할 수 있습니다. 만약 간기능 검사에서 수치에 이상이 있는 경우 간염보균력, 간질환의 가족력이나 음주력, 비만여부, 약물복용력 등의 상세한 문진을 통해 지방간의 원인을 파악하고, 경우에 따라 복부 CT나 MRI와 같은 영상 검사를 통해 간의 지방량과 상태를 확인해 보기도 합니다. 또 간혹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간 조직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지방간은 특별한 증상이 없고 아주 심각한 간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방간을 방치해 악화되는 경우 간세포에 염증이 생기는 지방간염이나 간이 딱딱해지면서 기능이 떨어지는 간경변으로 진행될 수 있고, 지방간으로 인한 간경화까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진단 이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방간을 치료할 때는 발생 원인을 찾는 것도 중요한데, 비만과 동반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라면 체중을 줄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만 체중을 단시간 내에 갑자기 감량할 경우는 오히려 간에 해로울 수 있기 때문에 규칙적인 적당량의 식사와 운동을 통해 점진적으로 감량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당뇨병이나 고지혈증이 동반되어 있다면, 동반된 대사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비약물 또는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알코올로 인한 알코올성 지방간이라면 반드시 금주해야 하고, 비알코올성 지방간일지라도 음주는 고칼로리 식사와 연관이 되어 있어 체중 감량에도 쉽게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절주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평소에 복용하는 약물이 있는 상태에서 지방간을 진단받았다면 처방약 중에 지방간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이 있는지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뇨병의 합병증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간 건강은 간과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2형 당뇨병의 경우 생활 습관 및 비만,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질환과도 연관이 깊고 이는 특히 비알코올성 지방간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한간학회가 제시하는 간 건강을 지키는 5대 생활 수칙에는 음식을 골고루 현명하게 먹기와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최소 30분 이상 운동하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만들어가는 바른 생활 습관은 당뇨병 관리뿐만 아니라 전신의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혹시 앉아서 이 글을 보고 있는 여러분도 뱃살이 걱정된 적이 있으신가요? 절주와 건강한 식습관, 그리고 꾸준한 운동으로 당뇨병도, 간 건강도, 복부 비만도 한 번에 개선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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