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파스타의 3줄 핵심 요약]
간은 포도당을 새로 생성하는 역할을 하는데 술을 마시게 되면 포도당 생성보다 알코올 분해를 하기 때문에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술을 마시면 평소보다 허기를 느끼게 되고 식욕이 증가해 과식하기 쉬워 혈당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평소 혈당이 높은 경우 당뇨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주 습관을 신경 쓰는 것이 필요합니다.
건강을 위해서 술을 최대한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다양한 이유로 인해 술을 아예 마시지 않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당뇨병을 가지고 있거나 혈당 조절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경우 아예 술을 마시면 안 되는지, 혹시 마신다면 얼만큼 그리고 어떻게 마셔야 하는지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건강을 최대한 지킬 수 있습니다. 술에 들어있는 알코올이 혈당 수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혈당 관리를 위해 술을 어떻게 마시는 것이 좋은지 알아볼까요?
1. 알코올과 혈당 수치
술에 들어있는 알코올은 우리 몸의 혈당 수치에 영향을 줍니다. 하지만 어떤 영향을 얼마나 주는지는 섭취한 알코올의 양과 위장에 있는 음식의 양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음주로 인해 혈당 수치가 높아지기도 하고 혈당이 낮아지기도 합니다.
1) 음주로 인한 저혈당
술을 마시게 되면 우리 몸의 간은 알코올을 분해하는 일을 주로 하게 됩니다. 하지만 간의 중요한 역할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혈당 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포도당신생합성능(Gluconeogenesis)입니다. 포도당신생합성능은 포도당이 우리 몸 안에서 새로 생성되게 하는 능력을 뜻하는데, 간에서 포도당 신생 과정을 거쳐 생성된 포도당은 혈당 조절에 관여하거나 우리 몸 속의 장기와 조직에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술을 마시게 되면 간에서는 알코올을 분해하기 위해 일을 하게 되고, 포도당을 새로 생성하는 역할은 줄어들게 됩니다. 따라서 포도당이 생성되지 못해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 공복에 술을 마시는 경우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기 때문에 음식을 충분히 천천히 먹으면서 적당량의 술을 함께 마시면 혈당이 떨어지는 것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2) 음주로 인한 고혈당
음주는 일반적으로 자극적인 고탄수화물, 고칼로리 음식과 함께하게 됩니다. 그리고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뇌의 신경세포를 활성화시켜 평소보다 허기를 느끼게 되고 식욕이 증가해 과식하기 쉽습니다. 이때 몸에서는 탄수화물의 분해 산물인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 않고 흡수가 빠른 알코올을 먼저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원래 에너지로 이용되었어야 할 포도당이 우리 몸속에 남게 되어 혈당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 알코올음료는 탄수화물 함량이 높아 혈당 수치를 상승시킬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곡물을 발효시켜 만든 맥주나 액상과당이 든 달콤한 칵테일은 탄수화물이나 당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혈당을 높이는 주범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와인과 독주는 상대적으로 탄수화물이 적습니다. 그리고 음주 시 혈당이 높아지면 혈당을 낮추기 위한 정상적인 몸의 반응으로 인슐린이 분비되는데, 과하게 분비된 인슐린은 저혈당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2. 당뇨병과 술의 위험성
1) 저혈당 위험의 증가
음주는 저혈당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혈당 수치를 떨어뜨릴 수 있는 인슐린 주사를 투여하고 있거나 당뇨병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에 술을 마시게 되면 특히 저혈당이 유발되기 쉽습니다.
저혈당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혈당이 정상 수치 이하로 감소함으로써, 신체 기관에 공급되는 포도당의 양이 감소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저혈당이 발생하면 기운 없음, 발한, 손이나 온몸이 떨림, 가슴 두근거림, 의식 저하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2) 혈당 또는 당뇨병 관리에 어려움
음주는 우리 몸에서 혈당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쳐서 판단력을 방해하기 때문에 무엇을 먹고 언제 약을 복용할 지에 대한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탈수를 일으켜 당뇨병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혈당과 당뇨병 관리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3) 동반된 건강 문제에 악영향
혈당이 평소보다 높거나,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사람들은 고혈압, 비만 또는 지방간 등의 대사성 문제가 동반된 경우가 많습니다. 음주는 이런 건강 문제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대한고혈압학회의 고혈압 진료 지침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의 경우 과도하게 술을 마실 경우 혈압이 상승하고, 혈압약 효과가 떨어진다고 되어 있고, 그 외 많은 연구에서 알코올 섭취량을 줄일수록 혈압 하강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것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지방간이나 췌장염이 있는 경우도 음주는 병을 악화시키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입니다. 간과 췌장 손상의 진행을 막고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절주하거나 아예 금주하는 현명함이 필요합니다.
3. 현명하게 술 마시기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셔야 하는 상황에서 혈당 수치를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몇 가지 팁을 참고하면 좋습니다.
1) 술을 거절할 수 있는 상황인지 다시 한번 고려해보기
건강을 위해 당당하게 술을 거절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술을 마시기로 결정했다면 적정량만 마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2) 적당한 양을 마시기
미국 당뇨병 협회는 술 종류에 따라 그에 맞는 잔으로 여성은 하루 한 잔, 남성은 하루 두 잔으로 음주량을 제한할 것을 권장하고 있고, 일부 가이드라인에서는 금주를 권합니다. (ADA)
3) 술을 마시기 전과 후에 혈당 수치 확인하기
음주 전후 혈당 측정을 통해 알코올이 혈당 수치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안전하게 마실 수 있는 본인의 음주량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4) 어떤 술을 마실지를 현명하게 선택하기
증류주(소주, 위스키, 브랜디)와 같은 저탄수화물 술을 마시고 당이나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있는 양조주(맥주, 와인, 막걸리)나 칵테일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5) 공복 음주 피하기
술을 마시기 전에 식사나 간식을 섭취해, 알코올이 혈당 수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6) 음주 전 의료진과 상담하기
적정 음주량 또는 위해를 최소화하면서 술을 마실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상담 받을 수 있고, 필요한 경우 복용 중인 약물을 조정하거나 절주, 금주에 도움이 되는 약물도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알코올은 고혈당이나 저혈당을 유발하는 등 혈당 수치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평소 혈당이 높은 사람의 경우 당뇨병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음주 습관을 신경 쓰는 것이 필요합니다. 당뇨병이 있다면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술을 즐기되, 필요한 경우 의료진에게 건강 상황에 맞는 조언을 구해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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