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고 바로 누우면 소가 되나요?

소가 되진 않지만 식후 혈당에는 영향이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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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21, 2024
밥 먹고 바로 누우면 소가 되나요?

[닥터파스타의 3줄 핵심 요약]

  1. 식후 혈당이 가장 높아지는 시기는 식후 30분에서 1시간 사이이기 때문에 그사이에 간단한 산책을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2. 직장 환경 때문에 식후에 운동이 불가능한 경우, 단순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혈당 수치를 조금 줄일 수 있습니다.

  3. 식사 후 바로 잠에 드는 습관은 살찌는 것뿐만 아니라 역류성 식도염, 위염의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누구나 식사 후 쏟아지는 피곤함에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거나 혹은 자신도 모르게 깜박 잠든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음식을 먹으면 소화기관으로 피가 몰려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고, 피로감을 느낄 수 있는데 이를 소위 ‘식곤증’이라고 합니다. 한편 밥 먹고 바로 누우면 소가 된다는 속담도 있습니다. 이 속담은 여러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렇게 게으름 피우면 업보 때문에 다음 생에는 소로 태어나 부지런히 일하게 된다는 뜻일 수도 있고, 밥을 먹고 바로 누우면 소화가 잘되지 않아 심할 경우 먹었던 것을 다시 뱉어내는 모습이 소의 되새김질 모습과 닮았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소처럼 살이 찐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죠. 밥을 먹고 바로 자면, 정말 살이 찔까요?

1. 식후 혈당 변화

우선 밥을 먹으면 혈당이 오릅니다. 그리고 식후 혈당이 가장 높아지는 시기는 식후 30분에서 1시간 사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혈당을 관리하기 위한 운동의 최적 시기는 식후 30분 이후부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운동을 하고 몸을 움직이면 근육이 포도당을 에너지로 사용하기 위해 포도당을 흡수하면서 식사로 인해 높아진 혈당이 다시 낮아지게 됩니다. 그런데 식사 후 바로 눕거나 심지어 잠을 자게 되면 그만큼 신진대사가 떨어지게 되고 소화 속도도 느려질 뿐만 아니라 혈당이 떨어지는 속도도 느려지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 몸은 높아진 혈당을 잉여 에너지로 인식해 지방으로 전환하여 우리 몸 곳곳에 쌓게 됩니다. 곧 살이 찌는 것이죠.

같은 맥락에서 저녁을 너무 늦은 시간에 먹는 것도 살이 찌기 쉬운 습관입니다. 저녁을 늦게 혹은 많이 먹는 습관은 식후 소화가 다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잠자리에 들게 되기 때문에 혈당이 정상 수치로 떨어지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식사 후 혈당을 떨어뜨리기 위해 헬스장에 가서 본격적인 운동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잠깐 서 있거나 가벼운 걷기 운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혈당을 많이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몸속에 잉여 혈당이 없다면 지방으로 전환될 것도 없기 때문에 살이 찌지 않는 최소한의 환경을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2. 식후 가벼운 운동의 효과

식후 운동이 혈당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알겠지만, 직장이나 생활 환경 때문에 식후 30분부터 운동이 불가능 할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혈당을 낮추기 위한 운동은 가벼운 걷기 정도로도 충분합니다. 예를 들어 점심 식사는 되도록 회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식당에서 먹어 식당을 오고 가는 시간을 걷기 운동 시간으로 활용해 볼 수도 있고, 구내식당에서 식사해야 하는 경우라면, 식후에 바로 자리에 앉지 않고 양치라도 먼저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습니다. 만약 재택근무를 하거나 직장인이 아니라면 점심 식사 후에 가벼운 산책이나 설거지 등 바로 몸을 움직이는 일을 해볼 수 있고 하다못해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연구를 통해 실제로 식후에 가벼운 걷기 운동만 해도 소화를 돕고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식사 후 단 2분만 걸어도 혈당 관리의 상당한 개선을 보였습니다. 연구진은 식후 앉아 있기, 서 있기, 걷기의 효과를 비교한 기존 7개 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 식후 2~5분 정도의 짧은 걷기 운동도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데 상당한 효과를 낸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중 5개 연구는 당뇨병 전 단계나 당뇨병이 없는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했으며, 나머지 2개 연구는 당뇨병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다 포함한 결과입니다. 당뇨가 있든 없든, 혈당 관리를 위해서는 식후 운동이 바람직하다는 가설을 입증한 것입니다. 특히 당뇨병 환자거나 비만이어서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 사람은 식후 산책을 꼭 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 보통 사람보다 식후 고혈당 상태가 오래 유지되는 데다가 포도당이 더 빨리 지방으로 변환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밥을 먹은 뒤 바로 자리에 앉지 않고 단순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식후 혈당 수치는 조금 낮아집니다. 물론 식후 걷기가 서 있는 것보다 효과가 좋은데, 이는 걷기 운동이 근육을 더 움직여야 하고, 그 과정에서 근육이 음식으로 섭취한 포도당을 흡수해 주기 때문입니다.

식사 후 바로 잠에 드는 습관은 살이 찌는 것뿐만 아니라 역류성 식도염이나 위염의 위험성을 증가시키기도 하고 우리가 자는 동안 휴식을 취해야 할 신체 기관들을 억지로 활동하게 하면서 깊은 잠을 방해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식사를 한 뒤에는 바로 눕지 않고 가벼운 산책처럼 몸을 움직이는 습관을 들이고, 특히 저녁 식사 시간에는 수면 시간을 고려해 최소 1~2시간 이전에 가볍게 식사를 마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높아진 혈당으로 인해 비만이 되기 쉬워지고, 늘어난 지방은 인슐린의 작용을 더욱 방해하기 때문에 당뇨병 관리에 더 악영향을 미치기 쉽습니다.

좋은 식단으로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하는 것 뿐만 아니라 식사 후 높아진 혈당이 잘 떨어질 수 있게 적절한 신체활동을 하는 건강한 생활습관이 함께 이루어져야 효과적으로 당뇨병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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