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과 치매는 어떤 연관이 있나요?

혈당 관리와 치매 예방의 연관성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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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12, 2024
당뇨병과 치매는 어떤 연관이 있나요?

[닥터파스타의 3줄 핵심 요약]

1. 치매에는 알츠하이머병으로 불리는 노인성 치매, 중풍 등으로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 파킨슨병이 있습니다.

2. 뇌 기능의 손상을 일으키는 모든 질환은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어 고혈당을 조심해야 합니다.

3. 뇌의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 알츠하이머로 진행되어 평소 혈당 관리를 꾸준히 해야 합니다.

“배회 중인 OOO 씨를 찾습니다"라는 안전 안내 알림을 받으신 적 있으신가요? 스마트폰으로 자주 전송되는 이 알림은 실종 경보 알림인데요. 실종된 사람을 찾기 위해 보내는 안내 알림의 실종 대상자 중 70%가 치매 노인이라고 합니다. 흔히 치매는 환자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과 주변 사람들도 힘들게 하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당뇨병도 치매랑 관련이 있을까요? 당뇨병과 치매는 어떤 연관이 있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1. 혈관성 치매

치매는 정상적으로 살아오던 사람이 후천적인 요인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기억이나 언어, 판단력 등 여러 인지 능력이 떨어진 상태를 말합니다. 치매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는데, 알츠하이머병으로 불리는 노인성 치매, 중풍 등으로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 파킨슨병 등이 있습니다. 흔히 치매를 노년기에만 걸리는 질환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전체 치매의 50~60%를 차지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입니다.

하지만 뇌 기능의 손상을 일으키는 모든 질환은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고, 그중 혈액순환 장애에 의한 혈관성 치매가 전체 치매의 20~30% 정도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뇌의 신경세포가 서서히 감소하는 알츠하이머병과 달리 혈관성 치매는 뇌의 혈액 순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뇌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져 뇌 조직이 손상을 입어 발생하는 치매 질환입니다.

혈관성 치매는 일반적인 노인성 치매와 증상이 크게 다르지 않은데, 기억력이 저하되고 언어 장애가 나타나거나, 시공간 파악 능력이 저하되어 길을 잃는 경우가 많아지고 계산 능력이 저하되어 돈 관리의 어려움을 느끼게 될 수 있습니다. 또 걷거나 말할 때 불편함을 느끼거나 소변 조절 기능에 장애가 생길 수 있고 성격이나 감정에 변화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2. 고혈당과 혈관성 치매

혈관성 치매는 뇌의 혈관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치매 질환인 만큼, 크고 작은 혈관을 손상시키는 당뇨병과도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고혈당이 오랜 기간 지속될 경우, 뇌의 혈관을 손상시키고, 뇌세포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당뇨병 환자는 혈당이 정상인 사람에 비해 혈관성 치매에 걸릴 확률이 2배 더 높다고 합니다.

고혈당은 어떻게 뇌혈관의 손상을 가져올까요? 고혈당 상태에서는 당분이 많이 섞인 피가 몸속 전체의 혈관을 돌아다니게 됩니다. 이때 혈관 내벽에 당이 쌓이면서 혈관이 점점 두꺼워지고 뻣뻣해지는 ‘경화증’이 발생하기 쉬운데 뇌혈관도 마찬가지입니다. 고혈당의 영향을 받은 뇌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경우가 생기면 뇌세포에 영양 공급이 제한되어 뇌 기능이 저하되는 것입니다

3. 당뇨병과 알츠하이머병

고혈당이 혈관성 치매를 유발하는 것 이외에도, 당뇨병이 알츠하이머병, 즉 노화에 의한 신경퇴행성 질환도 유발한다는 가설도 있습니다. 실제로 당뇨병과 알츠하이머병은 분자와 세포적 특징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알츠하이머병을 "제3형 당뇨병"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인슐린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슐린은 뇌에도 존재하는데, 우리 몸의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 2형 당뇨병으로 진행되는 것처럼, 뇌의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 알츠하이머로 진행됩니다. 인슐린이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신경섬유 엉킴을 유발하는 ‘타우의 인산화’에도 관여하기 때문인데요.

이처럼 당뇨병과 치매 사이의 관계는 많은 연구에서도 확인되어 왔습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제1형 당뇨병 환자는 치매에 걸릴 확률이 93% 더 높았고, 고혈당과 저혈당으로 모두 입원했던 사람은 치매에 걸릴 확률이 6배 더 높았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혈당 수치가 높은 사람은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적인 뇌 단백질 중 하나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심한 당뇨병뿐만 아니라 초기 단계의 당뇨병에서도 인지 기능장애 위험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는데, 초기 단계의 당뇨병 환자의 뇌에서 인슐린 저항성 수치가 높고 포도당을 사용해 정상적인 뇌 기능에 연료를 공급하는 능력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실행 기능과 정보 처리 속도에서 인지 기능 저하가 가속화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뇨병이 뇌에 미치는 초기 영향은 당화혈색소(HbA1C) 수치와 관련이 있습니다. 당뇨병을 앓은 기간이 짧더라도 당화혈색소 수치가 높으면 기억력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에 영향을 준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연구진은 당뇨병이 있는 사람의 경우 당뇨병이 없는 사람보다 해마 크기가 더 작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4. 혈관성 치매의 예방

치매는 현재까지 완치하거나 개선해 줄 수 있는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 예방과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노인성 치매는 시간에 따라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지만 혈관성 치매는 혈관의 상태가 잘 유지되거나 개선되면 더 악화되지 않는 것을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혈관성 치매는 평소의 혈당 관리 여부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일상에서 지나친 고혈당을 예방하기 위해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고 꾸준하게 운동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특히 운동은 혈액 순환을 촉진하기 때문에 뇌 기능의 개선과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규칙적인 운동은 뇌 기능을 보존하고 심혈관계를 변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국립중앙의료원의 중앙치매센터에서는 치매 예방수칙 중 첫 번째로 운동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당뇨병 환자가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혈관성 치매 위험이 22% 감소하고, 특히 2년간 꾸준히 운동하면 혈관성 치매 위험은 38%까지도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요. 꾸준한 운동을 통해 혈당을 관리하는 것은 당뇨병과 합병증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만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낮추고 치매 발생의 위험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최근 식습관과 생활방식의 변화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당뇨병 유병률이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당뇨병 자체는 증상이 없지만 혈관을 조금씩 손상시켜 결국에는 몸 전체를 병들고 아프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발견하는 즉시 관리가 필요합니다. 혈관성 치매도 혈당 관리를 통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에 평소 꾸준한 생활 습관 개선과 관리를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고 문헌

  1. https://www.health.harvard.edu/blog/whats-the-relationship-between-diabetes-and-dementia-202107122546

  2. alzheimer’s association : https://www.alz.org/media/documents/alzheimers-dementia-diabetes-cognitive-decline-ts.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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