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식사 속도 그리고 올라가는 혈당 수치

식사 속도는 혈당과 어떤 연관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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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11, 2024
LTE 식사 속도 그리고 올라가는 혈당 수치

[닥터파스타의 3줄 핵심 요약]

  1. 음식을 빨리 먹는 사람은 포만감을 느끼지 못해 과식할 수 있기 때문에 탄수화물을 많이 먹게 되어 자연스레 혈당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2. 비만인 사람일수록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이 높아 빨리 먹는 습관은 체지방 증가와 인슐린 저항성 증가라는 결과를 낳습니다.

  3. 천천히 식사하면 영양소 흡수가 자연스레 지연되며 혈당 상승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에 느리게 식사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우리는 ‘식사를 천천히 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식사를 빨리하면 배부름을 느끼지 못해 더 많이 먹게 되고 살이 잘 찌게 된다는 이야기도 많이들 알고 있는 이야기인데요. 그렇다면 식사를 빨리하는 것과 혈당도 연관이 있을까요? 식사 속도가 혈당에 어떤 영향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공복감과 포만감

우리 몸에는 공복감과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기관이 있습니다. 공복감을 느끼게 하는 기관은 섭식중추라 하고,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기관은 포만중추라고 합니다. 모두 중뇌와 대뇌 사이에 위치한 간뇌의 시상하부에 위치해 있으며 공복감이나 포만감은 혈액 속 유리지방산과 포도당의 농도에 따라 결정됩니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체내 에너지가 소비되면, 혈중 포도당 농도는 내려가고 몸에 축적되어 있던 지방을 분해해 부족한 에너지를 생성하게 되는데, 이때 생기는 물질이 유리지방산이며, 혈중 유리지방산이 늘어나면 이를 섭식중추가 감지해 공복감, 즉 식욕을 느끼게 됩니다.

반대로 식사하게 되면 혈당이 오르며, 이 정보는 포만중추에 전달됩니다. 포만중추는 혈당 상승을 감지하고 '더 이상의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포만감을 느끼게 하며 식욕을 떨어뜨립니다. 이러한 기전을 통해 우리는 섭취량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2. 식사 속도가 끼치는 영향

그런데 혈당은 우리가 음식을 먹은 직후에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음식을 먹기 시작하고 약 10분 이상 흘러야 포만중추가 혈당 상승을 감지합니다. 그래서 음식을 빨리 먹는 사람은 이미 필요한 만큼의 칼로리를 섭취했음에도 불구하고, 포만중추가 혈당 상승을 감지해 포만감을 느끼기도 전에 식사를 끝내거나 필요 이상의 양을 먹어 과식하기 쉽습니다. 과식할 경우 자연스럽게 그만큼 탄수화물을 많이 먹게 되고, 이에 따라 혈당이 급상승하거나 췌장에서 혈당 조절을 위해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자연스럽게 비만이 되기 쉽습니다.

3. 식사 속도와 당뇨

비만인 사람일수록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빨리 먹는 습관은 체지방 증가와 인슐린 저항성 증가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낳습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도 찾아볼 수 있는데,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빨리 먹는 습관은 현재 혈당에도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미래의 대사증후군 혹은 당뇨병 발생 위험도 증가시킵니다.

일본 연구진에 따르면 평균연령 51세의 남자 642명, 여자 441명 등 총 1,083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천천히 먹는 사람과 보통 속도로 먹는 사람에서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각각 2%와 6%에 불과한 것에 반해, 빨리 먹는다고 답변한 사람 가운데 12%에게서 비만과 당뇨,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등의 질환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대사증후군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연구진은 빨리 먹는 사람이 천천히 먹는 사람보다 포만감을 늦게 느끼고 결국 더 많이 먹게 되어 비만 등 대사증후군 발병의 원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리투아니아 연구진에 따르면, 제2형 당뇨병 진단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234명과 당뇨병이 없는 468명을 대상으로 평소 식사하는 속도(느림-보통-빠름)를 포함해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자세히 조사한 결과 식사 속도가 ‘빠름'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당뇨병 발병률이 평균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체중, 흡연, 당뇨병 가족력 등 다른 당뇨병 위험 요인들을 고려하더라도 ‘빠른' 식사 속도가 당뇨병 발병률을 높인다는 결과에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반대로 천천히 식사하면 식품을 먹었을 때 발생하는 혈당치 상승률을 반영하는 식품 고유의 혈당 지수(glycemic index)는 변하지 않지만, 음식물이 잘게 쪼개져 소화기관으로 들어가게 돼 췌장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고 영양소 흡수가 자연스럽게 지연되면서 혈당 상승 속도가 느려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더불어 천천히 식사하는 습관은 음식물 분쇄와 관련된 위의 부담을 줄여주고, 씹는 동작을 통해 소화효소 분비를 촉진, 소화를 돕는 효과도 있습니다.

천천히 먹기 위해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음식물을 한 번에 소량씩 입 안에 넣고 꼭꼭 씹어 넘기는 것입니다. 이제부터 포만중추가 충분히 자극될 수 있도록, 식사 시간을 20분 정도 여유 있게 가지고 음식의 맛과 즐거움을 충분히 느끼는 느린 식사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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