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파스타의 3줄 핵심 요약]
1.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은 3대 생활습관병으로 불리는 만큼 우리 평소 생활 습관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기 때문에 주의 깊은 관리가 필요합니다.
2.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은 우리 몸의 모든 혈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해당 수치가 정상 범위에 있을 수 있도록 약물 치료와 생활 습관 교정을 통해 혈관 건강을 개선해야 합니다.
3. 당뇨병에 고혈압과 고지혈증이 합쳐지면 심근경색과 뇌졸중 같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비만인 경우 체중을 감소하고 비만이 아니더라도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매년 또는 2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진행하다 보면, 혈당도 높고 혈압도 높고 고지혈증도 있다고 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건강검진에서 소위 말하는 성인병 한두 개쯤은 가지고 있는 게 당연시 여겨지기도 합니다. 당뇨병뿐만이 아니라 고혈압, 고지혈증과 같은 각종 성인병을 같이 가지고 있을 때, 그 원인은 무엇이고 어떤 관리가 필요한 걸까요?
1. 당뇨병과 대사증후군
2형 당뇨병과 고혈압, 고지혈증은 각각 다른 질환으로 분류되지만, 한 환자가 여러 질환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맥경화, 고혈압,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성인병을 동시다발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을 대사증후군이라고 하는데, 대사증후군의 원인으로 가장 설득력 있게 거론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인슐린 저항성입니다. 인슐린 저항성은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작용하지 못해서 고혈당이 유발되는 것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 당뇨병에 걸립니다. 그리고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혈관 확장이 원활하지 못해 몸속에 나트륨과 수분이 증가하면 혈압이 상승하게 되고 고혈압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또 당뇨병은 좋은 콜레스테롤(HDL)을 감소시키고 나쁜 콜레스테롤(LDL)과 중성지방을 증가시켜 혈관 벽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혈전을 생성해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키는 고지혈증의 원인이 됩니다. 이처럼 당뇨병은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과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고 이 중 하나만 가지고 있어도 다른 질환도 가지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기 때문에 따로 생각하지 않고 함께 관리해야 하는 질병입니다.
만약 비만(특히 복부비만), 혈당 장애, 고혈압, 높은 LDL콜레스테롤 수치 중 3가지 이상을 가지고 있다면 대사증후군으로 정의하는데 최근 우리나라의 대사증후군은 성인 3명 중 1명꼴로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혈당 조절이 잘 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대사증후군이 있다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매우 높으며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은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기 때문에 주의 깊은 관리가 필요합니다.
2. 당뇨병과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과 고혈압, 그리고 고지혈증은 하나가 다른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비만 등으로 인해 세 가지 질환이 한 번에 찾아오기도 합니다. 뭉치면 더 치명적인 이 세 가지 질환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악순환의 고리를 만드는데요. 만성질환의 3 대장이자, 혈관 건강의 3대 지표로 불리는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은 우리 몸의 모든 혈관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며 각기 다르지만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혈압은 수축기 혈압(높은 혈압)이 120mmHg 미만이고 확장기 혈압(낮은 혈압)이 80mmHg 미만일 때 정상으로 보는데,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 또는 확장기 혈압이 90mm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정의합니다. 고혈압은 동맥혈관내의 압력이 증가한 것을 말하며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고혈압에 걸릴 확률이 두 배 정도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고혈압과 당뇨병은 비만과 연관성이 높고 나이가 많아질수록 발생할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에 비만인 환자가 당뇨병과 고혈압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가 흔하고 비만인 고령층의 환자일 경우에 가장 흔합니다. 그리고 당뇨병과 고혈압 중 하나만 가지고 있을 때보다 동시에 가지고 있을 때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이 유의하게 높아집니다.
고지혈증은 혈액 중에 지질 혹은 지방, 즉 콜레스테롤이나 중성 지방 같은 물질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 고지혈증 자체는 아무 증상을 유발하지 않아 검사를 하지 않으면 문제가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많은 지방 성분이 혈액 중에 떠다니면 혈관 벽에 쌓여 염증을 일으키게 되고 결과적으로 심혈관계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됩니다. 당뇨병 환자 10명 중 8명이 고지혈증을 동반한다는 조사도 있는데, 이는 2형 당뇨병 환자에서 볼 수 있는 인슐린 저항성이 고지혈증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 유리지방산의 흡수가 저하되고 지방세포에서 유리지방산이 과량 배출되어 중성지방 생성을 증가시켜 고지혈증을 유발합니다. 당뇨병과 고혈압, 고지혈증은 생활 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동시다발적으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약물을 통해 수치를 개선하는 것뿐만 아니라 생활 습관 교정을 통해 전체적인 혈관 건강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3.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당뇨병은 그 자체로도 혈관 벽에 나쁜 콜레스테롤(LDL)이 쌓이고 염증이 생기게 합니다. 특히 1형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 결핍으로 인해 나쁜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수치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때문에 당뇨병 환자는 심혈관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런데 여기에 고혈압과 고지혈증이 합쳐지면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은 훨씬 더 커집니다. 실제로 당뇨병과 더불어 고혈압, 고지혈증은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과 같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죽상경화 심혈관질환(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죽상경화 심혈관질환은 낡은 수도관 벽에 이물질이 쌓여서 내경이 좁아지는 것처럼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 등이 쌓여서 죽종(atheroma)이 형성되는 질환인데요.
콜레스테롤은 혈관을 좁아지게 만들고 막히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고혈압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고혈압으로 인해 혈관이 손상되면 그 부위에 콜레스테롤이 더 쉽게 쌓이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집니다. 또 당뇨병으로 인해 끈적끈적해진 혈액은 손상된 혈관의 정체를 만들어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심뇌혈관질환의 원인이 됩니다. 이처럼 죽상경화 심혈관질환은 우리 몸 전체의 혈관 질환의 씨앗이 되며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주요한 장기들을 병들게 합니다.
당뇨병과 고혈압, 고지혈증을 개선하고 나아가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을 줄이는 방법은 생활습관 교정입니다.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은 3대 생활습관병으로 불리는 만큼 우리가 평소에 먹는 것, 운동, 음주, 흡연 등의 습관들이 영향을 가장 많이 끼칩니다.
이 세가지 질환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먼저 비만인 경우 체중을 감량해야 하고, 비만하지 않더라도 식습관에서 포화 지방을 줄이고 유산소와 근력운동을 통해 혈당과 혈압, 콜레스테롤을 개선해야 합니다.
평소 혈당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반드시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주기적으로 체크하며 고혈압과 고지혈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미 복합적으로 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전문가와의 상의를 통해 적절한 약을 처방받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꾸준히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참고문헌
1. Michos ED, McEvoy JW, Blumenthal RS. Lipid Management for the Prevention of 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N Engl J Med. 2019;381(16):1557-1567. doi: 10.1056/NEJMra1806939. PMID: 31618541
2. Grossman A, Grossman E. Blood pressure control in type 2 diabetic patients. Cardiovasc Diabetol. 2017;16(1):3. doi: 10.1186/s12933-016-0485-3. PMID: 28056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