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파스타의 3줄 핵심 요약]
당뇨병 환자는 술을 마시면 저혈당이 올 수 있어 대부분의 경우 금주해야 합니다.
불가피하게 마실 수밖에 없는 경우 한 잔만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술은 저혈당도 유발할 수 있지만 고혈당과 체중 증가를 유발할 수 있어 술을 마시게 된다면 고칼로리 안주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잔해’란 말이 어떤 사람에게는 위로가 되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축하를 의미하는 말이 되기도 하는 요즘, 술은 많은 사람들의 일상에서 아예 끊어내기엔 어려운 존재가 되기도 합니다. 혈당 관리가 중요한 당뇨병 환자도 예외가 아닐 수 있습니다. 술을 좋아하는 애주가의 경우에도 술을 끊기 어렵지만, 업무상 술을 자주 마시게 되는 사람도 있는데요. 혈당에 영향을 덜 주는 술이 과연 있을까요?
1. 술을 마셔도 되는 당뇨병 환자
기본적으로 당뇨병 환자의 식사요법에서는 금주를 권장합니다.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 이외에도 합병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혈당이 잘 관리되지 않는 상태에서 음주할 경우 저혈당으로 인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적당히 마시면 되겠지 라며 안일하게 생각하기도 쉽지만, 당뇨병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는 1잔조차 허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술은 중독성이 있기도 하고 술자리의 분위기와 특성상 딱 1잔만 마시는 것은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술을 마시고 싶다면 아래 조건을 보며 자신의 현재 상태를 냉정하게 판단해 보고 음주 여부를 다시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평소 혈당조절이 잘 되고 있고 표준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약물을 복용하고 있지 않고 당뇨합병증이 없으며, 동맥경화나 췌장의 병이 없다.
술을 적당히 마시고 술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의지가 있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마시지 않을 수 있는 자제력이 있다.
만약 위의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술은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고, 혈당에 영향을 덜 미치는 술을 굳이 꼽자면 당 함량이 10g 미만인 무알코올 맥주가 있습니다.
2. 적당한 음주량?
혈당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당뇨병 환자라면 금주가 가장 좋지만, 불가피하게 마실 수밖에 없는 상황일 때는 주종에 맞는 술을 딱 1잔만 마시도록 합니다. 다만, 당뇨병 환자 상태에 따라 1잔도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진이 강력하게 금주를 권했다면 1잔도 마시지 말아야 합니다. 미국 당뇨병 협회에서는 주종에 맞는 술잔으로 여성은 하루 한 잔, 남성은 최대 두 잔까지로 제한하고 있는데요. 하루 한 잔 마시는 게 괜찮다, 적당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안 마시는 게 좋지만 부득이하게 마셔야 한다면 한 잔으로 끝내라는 의미입니다.
1잔을 계산할 때 맥주의 경우에는 200ml 잔으로 1잔, 막걸리도 200ml 1잔, 소주는 소주잔 50ml 1잔, 위스키나 보드카는 30ml 스트레이트잔으로 1잔, 와인 및 청주는 100ml 정도입니다.
다만, 딱 한 잔만 마신다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아예 시작을 안 하는 게 더 현명한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술을 마실지를 선택할 때도 술의 탄수화물이나 당 함량을 생각해 보면 조금 더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위스키나 보드카, 소주와 같은 증류주는 탄수화물과 당이 0g이지만 맥주, 와인, 막걸리, 청주(사케)와 같은 발효주는 탄수화물과 당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맥주는 200ml 기준 탄수화물이 6.5g이고 와인의 경우에도 달지 않고 드라이한 레드와인 기준 150ml에 탄수화물이 약 4g 들어있습니다. 따라서 1잔을 선택할 때도 맥주를 마시는 것보다는 증류주가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금주하는 것이 가장 최선입니다.
3. 음주 습관 개선하기
술을 마시면 저혈당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간은 평소에 글리코겐이라는 형태로 포도당을 저장하고 있다가 필요할 때 꺼내서 씁니다. 혈당이 낮아지면 저장해둔 글리코겐을 포도당으로 바꿔서 혈당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술을 마시게 되면 간은 우리 몸에 유해한 알코올을 분해하는 일을 최우선으로 챙기다 보니 평소에 하던 혈당 조절이 뒷전이 되고, 거기다 술을 마시면 간에 저장해둔 글리코겐이 빠르게 소모됩니다.
알코올을 분해하느라 정신없는 와중에 간에 저장해놓은 글리코겐도 없어지니 저혈당에 빠지기 쉽습니다. 건강한 사람조차 음주 후 종종 저혈당이 발생하기 때문에 혈당 조절이 어려운 당뇨병 환자라면 공복에 술을 마시지 않아야 합니다. 특히 인슐린을 사용하거나 설포닐우레아 계열의 당뇨약을 복용하는 당뇨병 환자라면 저혈당 위험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술은 저혈당을 유발할 수도 있지만 안주는 고혈당과 체중 증가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치킨에 맥주, 삼겹살과 소주는 대표적인 고칼로리 조합입니다.
치킨 한 마리는 대략 2,000kcal, 생맥주 한잔은 약 200kcal입니다. 둘이서 치킨 한 마리를 나눠 먹고 생맥주 한 잔만 먹더라도 1,200kcal입니다. 20대 건강한 성인 남성의 하루 에너지 필요량의 절반에 해당합니다.
또 삼겹살의 경우 고깃집 삼겹살 1인분은 대략 200g이며, 삼겹살 200g은 약 700kcal입니다. 그리고 소주 반 병은 약 160kcal입니다. 만약 입가심으로 냉면까지 먹는다면 한 끼에 1,000kcal를 훌쩍 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고칼로리 음식으로 인해 체중이 증가하면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혈당 조절이 더욱 어려워지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비 오는 날 생각나는 전, 감자튀김 등은 모두 고탄수화물 음식으로 고혈당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최대한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술을 꼭 마셔야 한다면 1잔으로 끝내되 술을 마시기 전에는 단백질이나 지방이 포함된 간단한 식사를 가볍게 해 공복에 마시지 않도록 주의하고, 고탄수화물이나 고칼로리 안주를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해 저용량 음주문화가 확산되면서 저용량 주류 제품을 구하기 쉬워졌기 때문에 200ml 캔에 들어간 맥주나 막걸리, 1잔 용량의 팩 와인, 미니어쳐 양주와 같은 저용량 제품을 이용하면 1잔만 마실 수 있습니다.
술은 권장할 수 없는 습관 중 하나입니다. 특히 당뇨병 환자라면 금주하는 것이 가장 좋기 때문에 혈당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혈당에 영향을 덜 미치는 안전한 음주 방법이라는 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술을 먹더라도 특별한 날 1~2잔 정도 먹도록 노력하고 특히 여러 이유로 지속적인 술자리를 피할 수 없다면 반드시 전문의에게 조언을 구하고, 술자리에서 스스로의 노력과 인내심으로 음주를 자제하도록 해야 합니다.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