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 중독이 신경 쓰여서 글루텐프리 밀가루를 대신 먹어도 될까요?

글루텐프리 다이어트 방법과 오해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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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31, 2024
탄수화물 중독이 신경 쓰여서 글루텐프리 밀가루를 대신 먹어도 될까요?

[닥터파스타의 3줄 핵심 요약]

  1. 글루텐은 빵을 쫄깃하게 만들어 식감을 더해주고 반죽이 부풀어 오르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2. 글루텐프리 다이어트는 본래 글루텐을 잘 소화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3. 당뇨병 환자의 경우 글루텐프리를 통해 오히려 더 많은 양의 탄수화물을 섭취하게 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건강 트렌드 중 하나입니다. 헬시 플레저는 말 그대로 Heatlhy(건강한)와 Pleasure(기쁨)가 합쳐진 단어로 즐겁게 다이어트하고, 지속 가능한 건강 관리를 추구하는 트렌드인데요.

이 때문에 과거처럼 건강을 위해 무조건 먹지 않고 참는 건강 관리 방식보다는, 먹고 싶은 걸 먹되 자극적이고 해로운 성분을 줄이는 로우 푸드(Low Food) 형태의 식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지방, 제로슈거, 제로칼로리를 앞세운 다양한 식품들이 출시되고 있고, 곤약 비빔면, 곤약 떡볶이, 키토김밥, 두부면 파스타와 같이 맛은 비슷하면서 탄수화물을 줄이고 열량을 낮춘 음식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최근에는 ‘글루텐프리’ 제품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글루텐프리 식품의 시장 규모도 점점 커지는 추세라고 하는데요. ‘글루텐프리’는 정확히 어떤 것이고, 우리 건강에 어떤 도움을 줄까요?

1. 글루텐이란

글루텐프리 제품을 이해하기에 앞서 글루텐이 무엇인지 먼저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글루텐’은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 단백질 성분으로, 밀이나 보리, 귀리와 같은 곡류에 들어있는 글루테닌(glutenin)과 글리아딘(gliadin)이라는 성분이 물을 더해 반죽하는 물리적인 운동에 의해 서로 결합할 때 글루텐이 생기게 됩니다.

글루텐은 빵을 쫄깃하게 만들어 식감을 더해주고 납작했던 반죽이 몽실몽실하게 부풀어 오르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글루텐은 밀가루뿐만 아니라 다른 곡류로 반죽한 다양한 식품에 포함되어 있지만 우리는 주변에서 밀가루로 만든 빵이나 파스타 면, 케이크, 쿠키 등을 훨씬 쉽게 보기 때문에 밀가루 제품에만 있는 성분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2. 글루텐프리 다이어트의 오해

글루텐프리 다이어트는 유럽이나 미국에서 먼저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여기서 다이어트는 우리가 생각하는 다이어트와는 다릅니다. 다이어트, 즉 영어로 Diet는 식이 요법을 의미하는 뜻으로, 글루텐프리 다이어트는 사실 글루텐프리 식품들로 구성한 식단을 의미합니다.

글루텐이 밀가루 음식에 들어있다 보니 글루텐 프리라고 하면 밀가루가 빠지거나 탄수화물이 줄어든 것만 같은 착각을 주어 일부 사람들은 글루텐프리 식품을 먹으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거나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오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글루텐 프리 밀가루를 사용하게 되면 ‘쫄깃한 식감을 더해주는 역할’을 하는 글루텐이 빠졌기 때문에 이를 대신 해줄 수 있는 옥수수 전분이나 쌀가루, 감자전분 등을 더해 부족한 식감을 채우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성분들은 모두 ‘곡류’에 속하기 때문에 결국 글루텐이라는 단백질이 빠지고 대신 다른 탄수화물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어 버립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음식들은 글루텐이 포함된 일반적인 밀가루보다 상대적으로 단백질 함량은 줄고 탄수화물 함량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특히 혈당조절을 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글루텐 프리 밀가루를 썼다고 해서 무조건 더 많은 양의 탄수화물을 먹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글루텐 프리 밀가루를 사용하는 대신에 콩에서 나오는 단백질인 ‘대두단백’, 우유에서 나오는 ‘유청 단백’ 등 다른 단백질을 첨가하여 원래의 밀가루를 사용했을 때와 유사한 영양성분 비율(탄수화물과 단백질의 비율)을 가지게 된다면 글루텐 프리 밀가루여도 첨가된 단백질 덕분에 상대적으로 혈당을 천천히 올릴 수도 있습니다.

3. 글루텐프리가 필요한 경우

먼저 글루텐프리는 글루텐을 잘 소화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글루텐에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글루텐 민감성’ 혹은 글루텐을 소화하지 못하는 ‘글루텐 불내성’을 가졌다고 하는데요. 글루텐은 우리가 빵 반죽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끈끈하고 점성이 있는 성질을 갖고 있어서 글루텐에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소화 장애나 변비 등을 경험하게 됩니다.

심지어 셀리악병이라는 자가면역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글루텐 섭취 시 소장 내 비정상적인 염증 반응으로 소장 점막이 손상되어 영양소 흡수 장애 및 만성 설사, 복부 팽만감, 체중감소, 만성피로 등을 겪습니다. 그리고 여성의 경우 불임이나 생리불순 등을 겪기도 하며 특히 어린아이에겐 성장 장애나 성장 지연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맛있는 빵이나 파스타 등을 마음껏 즐기고 싶지만 글루텐이 소화가 잘 안되어 그런 음식들을 먹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글루텐 프리’ 밀가루가 생기게 된 것입니다. 글루텐프리는 탄수화물을 줄이거나, 체중 감량을 위한 용도가 아니며 개인의 체질에 따라서는 글루텐프리 식단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당뇨병 환자의 경우에는 글루텐프리를 통해 자칫하면 오히려 더 많은 양의 탄수화물을 섭취하게 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누구에게나 헬시플레저는 필요할 수 있지만 당뇨병 환자라면 좀 더 신중한 선택이 필요합니다. 탄수화물 중독으로 인해 글루텐프리 식단을 고려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선택인 것처럼 유행하는 식음료 문화를 무분별하게 따라가다가는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기 때문에 현명한 선택이 필요합니다. 특히 당뇨병 환자라면 먹는 음식들이 혈당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만큼, ‘다이어트’, ‘제로'와 같은 단어에 끌려 무작정 선택하기 보다는 담당 전문의나 영양사와 상담을 한 후 정말 혈당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고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 문헌

  1. Shewry, P.R., Halford, N.G. Cereal seed storage proteins: Structures, properties and role in grain utilization. J. Exp. Bot., 2002, 53:947–958. doi : 10.1093/jexbot/53.370.947. PMID: 1191223

  2. Haupt-Jorgensen M, et al. Possible prevention of diabetes with a gluten-free diet. Nutrients, 2018, 10(11): 1746. doi: 10.3390/nu10111746. PMID: 33673401

  3. Holtmeier, W., Caspary, W.F. Celiac disease. Orphanet J Rare Dis, 2006, 1:3-8. doi: 10.1186/1750-1172-1-3. PMID: 16722573

  4. Corsica JA, Spring BJ. Carbohydrate craving: a double-blind, placebo controlled test of the self-medication hypothesis. Eat Behav, 2008, 9(4): 447-54. doi: 10.1016/j.eatbeh.2008.07.004. PMID: 18928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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