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 주기가 혈당에 미치는 영향은?

월경 주기가 혈당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닥터파스타's avatar
Nov 04, 2024
월경 주기가 혈당에 미치는 영향은?

[닥터파스타의 3줄 핵심 요약]

  1. 월경 시작 전에 며칠간 혈당이 오르는 경우가 있는데 프로게스테론 같은 호르몬이나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어 혈당이 상승하기도 합니다.

  2. 1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여성의 경우 초경이 지연되거나 월경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높아져 이러한 경우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혈당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폐경 이후 몸에서 다양한 변화를 겪게 되며 같은 연령대의 폐경 전 여성보다 동일한 양의 탄수화물 섭취 시 혈당이 더 오르기도 합니다.

흔히 ‘혈당을 증가시키는 것’ 하면 빵이나 사탕 등 당류나 탄수화물을 많이 포함한 음식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런 음식 이외에도 스트레스나 질병처럼 혈당을 치솟게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가임기 여성의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인 월경도 그중 하나인데 특히 월경 기간에 혈당 조절이 어렵다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월경 주기는 혈당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1. 월경주기가 혈당에 미치는 영향

단정적으로 월경 자체가 혈당을 오르게 하거나 떨어뜨리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월경 시작 전부터 며칠간 혈당이 평소보다 높게 측정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는 월경 전후로 프로게스테론의 분비량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프로게스테론은 여성의 생식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배란되기 전부터 생성되어 탄수화물 섭취 욕구와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일시적으로 혈당을 높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월경 시작 1주 전(월경 주기 중 황체기)쯤 프로게스테론 분비가 많아지면 일시적으로 혈당이 오를 수 있습니다.

그 밖에 월경통 등의 이유로 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는 것도 혈당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위협을 받았다고 느끼고 기존의 항상성을 회복하기 위해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됩니다. 특히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는 신경내분비 반응은 포도당이 새로 합성되는 것을 촉진하며, 간이나 근육에 저장되어 있는 글리코겐을 분해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높입니다. 따라서 월경통 등의 이유로 우리 몸이 스트레스를 받아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면 이론적으로 월경 중에 고혈당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월경 시작 2주 전(월경 주기 중 배란기) 쯤에는 혈당 조절이 평소보다 수월할 수 있습니다. 이 기간에는 난포의 성숙을 돕고 배란을 촉진하는 역할인 에스트로겐 분비가 왕성해지는데, 프로게스테론과 반대로 에스트로겐은 인슐린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2. 혈당이 월경주기에 미치는 영향

월경 주기가 혈당에 미치는 영향이 있듯, 혈당도 월경 주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인슐린의존성 당뇨병인 1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여성은 초경이 지연되고, 월경장애의 위험이 높다는 여러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월경장애란 월경의 주기나 양에서 변화를 초래하는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를 말하며, 무월경, 비정상 자궁출혈, 월경 전후기 불편감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3개월간 평균 혈당을 나타내는 당화혈색소가 10 이상일 경우에 월경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에게서 무월경이나 생리 불순 등이 발생하는 정확한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논의되는 가설은 인슐린 부족과의 연관성이나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축의 기능 부전 등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기전이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연구를 통해 1형 당뇨병 환자나 당화혈색소 수치가 높은 환자들은 월경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당뇨병을 앓고 있는 여성 환자는 월경 생리 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혈당을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폐경이 월경주기에 미치는 영향

폐경도 월경처럼 혈당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여성은 폐경 이후로 몸의 다양한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폐경 이후에는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가 감소해 스트레스에 취약해지기 때문에, 세로토닌 분비량을 늘리는 탄수화물 같은 단순당 섭취로 이어져 혈당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갱년기 등으로 스트레스가 증가할 경우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 증가로 혈당이 오를 수 있습니다. 이는 연구에서도 이미 입증되었으며, 폐경 이후 여성은 같은 연령대의 폐경 전 여성보다 동일한 양의 탄수화물 섭취 시 혈당이 더 많이 오릅니다. 킹스칼리지 런던대학과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이 45~55세 여성 1,002명을 대상으로 탄수화물 섭취가 폐경 후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비교·분석한 결과, 폐경 후 여성 그룹이 폐경 전 여성 그룹에 비해 탄수화물 섭취 시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이렇듯 혈당은 생각하지도 못한 요인에 의해 달라지므로, 평소에도 틈틈이 혈당을 확인해 본인의 혈당 변화를 인지해야 합니다.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혈당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미 여러 연구에서 혈당의 변동 폭이 클수록 당뇨병의 합병증이 더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혈당의 변동 폭은 가장 높은 혈당값과 가장 낮은 혈당값의 차이인데, 정상인의 혈당 변동 폭은 평균 40mg/dL 정도이며, 당뇨병 환자의 경우 변동 폭을 가능하면 80mg/dL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합니다. 월경 기간 중에 혈당 조절이 잘 안된다면, 단 음식이나 탄수화물 식품 섭취를 최대한 자제하고 운동을 평소보다 조금 더 해서 혈당이 평소보다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을 방지하고 혈당 변동 폭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1형 당뇨병 환자 혹은 인슐린을 투약하는 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월경 주기에 맞춰 주치의와 상의해 인슐린 용량을 일시적으로 늘리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Share article

파스타 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