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파스타의 3줄 핵심 요약]
일반적으로 혈당이 가장 높아지는 시점은 식후 30분에서 1시간 사이입니다.
유산소나 웨이트 같은 운동을 할 예정이라면 식사 후 1~2시간 후에 운동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당이 가장 높아지는 시점인 식후 30분 이후에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식사를 하고 나면 음식에 들어있는 당과 탄수화물로 인해 자연스럽게 혈당이 올라가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올라간 혈당을 떨어뜨리기 위해 인슐린이 분비되어 혈당을 다시 식사 전 수준으로 낮춰주는 것이 정상적인 패턴입니다. 그런데 당뇨병 환자처럼 인슐린 분비 능력이 떨어졌거나, 세포가 인슐린에 반응하는 인슐린 민감도가 떨어진 경우에는 혈당이 계속 높아 식후 고혈당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때 혈당을 가장 효과적으로 떨어뜨리는 방법이 바로 운동입니다. 그렇다면 운동은 식사를 한 이후 언제부터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1. 음식의 소화와 혈당 상승
식사를 하고 나면 우리 몸은 소화의 과정을 거칩니다. 음식의 다양한 영양소들은 소화 과정을 통해 우리가 먹은 음식물에서 추출되어 우리 몸에 흡수되고 이렇게 섭취된 영양소는 에너지를 공급하게 됩니다.
어떤 음식을 먹어도 소화의 과정을 거치는 것은 동일하지만, 어떤 음식을 먹었냐에 따라 소화가 되는 속도는 차이가 납니다. 또 소화를 할 음식의 양 자체가 많은 경우에도 소화의 속도는 느려지게 되는데요.
우리가 음식을 섭취하고 혈당이 올라가는 것도 이와 동일합니다. 섭취한 음식물 속의 탄수화물이 몸에 흡수되는 소화의 과정을 통해 혈당이 상승하게 되고 어떤 음식을 얼만큼 먹었냐에 따라 혈당 상승의 정도와 속도가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식사한 지 10분 정도 지났을 때부터 서서히 혈당이 올라가는데,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식사 후 혈당이 가장 높아지는 시점은 식후 30분에서 1시간 사이입니다. 이때 일반적으로 최고점을 찍은 혈당이 다시 식전 혈당으로 떨어질 수 있도록 인슐린이 분비되는데, 당뇨병 환자는 이 기능이 원활하지 못해서 식사 후 2시간이 지나도 혈당이 계속 높은 상태로 유지됩니다. 식사 후 혈당이 상승하는 정도는 주로 탄수화물의 양에 따라 결정되지만, 식사의 종류나 양, 그리고 식사의 순서에 따라서도 혈당 상승 정도는 차이가 나고 다시 원래 혈당으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도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2. 유산소/무산소 운동 시점
만약 유산소나 무산소(웨이트)와 같은 운동을 할 예정이라면 이렇게 소화되는 과정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식사 후 1~2시간 후에 운동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식사를 마친 이후에는 소화 과정을 위해 에너지가 사용되기 때문에 식사 후 바로 운동하게 되면 이러한 소화 과정을 방해할 수 있고, 운동 시 불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고단백, 고지방 음식을 먹었거나 식사량이 많을 경우에는 소화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고, 단순한 탄수화물 중심의 식사는 상대적으로 빨리 소화가 될 수 있어서 먹은 음식의 양과 종류를 고려해 적당히 소화가 되었다고 느껴질 때 운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체지방 분해가 운동의 목적이라면, 오히려 식사를 한 이후에 분비되는 인슐린으로 인해 지방을 분해하는 글루카곤이나 코르티솔, 카테콜아민과 같은 호르몬의 작용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공복 상태에서 운동하거나 식빵 한 장 정도처럼 소화가 빠른 음식을 운동 1시간 전에 먹고 소화 후 운동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3. 당뇨병 환자의 운동 시점
하지만 같은 운동이라 하더라도 당뇨병 환자의 운동은 목적성이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당뇨병 환자에게 적절한 체중 관리를 위해서는 체지방 관리도 중요하겠지만 근본적으로 식사 후 혈당이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하기 위한 운동 계획이 필요한데요.
따라서 대한당뇨병학회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 식사를 한 이후 혈당이 가장 높아지는 시점인 식후 30분 이후를 운동 최적의 시기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때에는 소화가 다 되지 않은 상황이고 체중 감소나 근력 향상의 목적보다는 식사로 인해 늘어난 포도당이 빠르게 근육으로 흡수되고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이 활성화되도록 해 혈당을 빠르게 떨어뜨리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가볍게 걷기, 스트레칭, 자전거 타기 등 저~중간 정도 강도의 운동을 하는 것이 적당합니다.
만약 이 시점에 직장이나 생활 환경상 운동을 하는 것이 불가능 하다면 식사 직후 10~15분 정도의 거리를 걷는 것도 고혈당을 막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고, 가만히 앉아 있거나 누워 있기 보단 서서 제자리 걷기, 스쿼트 20개 정도 만으로도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운동은 누구에게나 권장되는 좋은 습관이지만 누가, 언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같은 운동을 하더라도 식전과 식사 직후, 그리고 식사 후 1~2시간 이내에 하는 운동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내 몸 안에서 일어나는 혈당, 호르몬 반응 등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요. 따라서 나의 운동 목적이 무엇이고 어떤 운동을 어느 정도 강도로 하느냐에 따라 언제 하면 좋을지 계획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운동을 반드시 이때는 해야 하고 이때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적당한 운동 시간과 운동 강도를 찾아 꾸준하게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