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파스타의 3줄 핵심 요약]
식이섬유는 수용성 섬유소와 불용성 섬유소로 나뉘는데 수용성 섬유소는 혈당을 조절하는 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면 탄수화물의 흡수를 방해해서 식후 혈당이 천천히 올라가게 하므로 식이섬유가 많이 포함된 음식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식이섬유 중에서 과일은 그대로 섭취하는 것이 좋고 채소 같은 경우 드레싱류는 피해서 먹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충분한 물과 함께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당뇨병은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거나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이 생기는 병입니다.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당뇨병성 콩팥병증, 당뇨병성 망막병증, 심혈관질환 등 여러 가지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에게 혈당 관리는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 규칙적인 당뇨약 복용뿐만 아니라 적절한 식이요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당뇨병 환자는 혈당을 빠르게 높일 수 있는 음식을 적게 먹거나 제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이섬유처럼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식품을 함께 먹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식이섬유는 무엇이며, 어떻게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요?
1. 식이섬유란?
식이섬유는 우리 몸에서 소화, 흡수되지 못하는 식물성의 탄수화물을 뜻하며, 소화나 흡수가 되지 않기 때문에 몸에 축적되지 않고 소장과 대장을 지나 배설됩니다. 음식을 먹고 난 뒤 소화, 흡수하는 과정에서 식이섬유가 수분을 이용하는지에 따라 ‘수용성 섬유소'와 ‘불용성 섬유소'로 나눌 수 있습니다.
수용성 섬유소는 과일이나 바나나, 귀리 등에 많이 들어있고 불용성 섬유소는 고구마, 옥수수 등의 곡류와 시금치, 브로콜리와 같은 채소에 풍부하게 들어있습니다. 수용성 섬유소가 많이 포함된 음식을 먹으면 씹고 삼키는 데 필요한 시간이 긴 편기 때문에 쉽게 포만감을 느낄 수 있어 과식을 막을 수 있고, 수분을 흡수하여 부피가 커져 위장 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공복감을 줄여줍니다.
불용성 섬유소가 포함된 음식은 소장 안의 지방과 결합해 지방 흡수를 억제하며, 변비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대장에서 대변의 부피를 늘리고 변을 부드럽게 하며 장내 유익균을 증식시켜 장운동을 촉진해 대변이 장을 통과하는 시간을 줄이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식이섬유는 종류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골고루 적당량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중에서도 수용성 섬유소는 혈당을 조절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식이섬유와 혈당 조절 간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2. 식이섬유와 혈당 조절
식이섬유는 위장을 통과하면서 주변의 수분을 빨아들이고 팽창하면서 다른 음식물을 감싸안아 소화가 천천히 되도록 하며, 탄수화물의 흡수를 방해해서 식후 혈당이 천천히 올라가게 합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도 있는데요. 한 연구에 따르면 식이섬유를 함유한 보충제를 섭취한 사람들이 섭취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혈당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¹. 2019년 캐나다에서 당뇨병을 앓는 1,394명을 대상으로 한 총 28종의 임상시험을 분석한 결과, 물과 섞일 때 두꺼운 겔을 만드는 일종의 수용성 섬유질인 식이섬유를 함유한 보충제를 섭취하면 혈당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식이섬유를 섭취한 사람 중 절반이 3주에서 1년까지 매일 13그램 이상 식이섬유를 섭취하였고, 섭취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혈당 조절이 더 잘 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최근 3개월에 걸쳐 확인한 결과 꾸준히 식이섬유를 섭취한 군에서 혈당 조절이 잘 되었는지 반영한 당화혈색소 수치와 공복 혈당이 식이섬유를 섭취하지 않은 군에 비해 더 낮게 나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면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식이섬유가 많이 포함된 음식인 통곡물, 채소, 해조류, 과일, 콩류, 버섯 등을 식사할 때 곁들여 먹는 것이 좋습니다.
3. 식이섬유 섭취 방법
그렇다면 식이섬유는 어떤 식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을까요?
먼저 과일은 대표적으로 식이섬유가 많은 식품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당류가 많아 특히 당뇨병 환자일 경우 적정량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며 주스로 갈아 마시기 보다는 그대로 섭취하는 것이 식이섬유를 더 많이 먹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채소의 경우에는 샐러드로 먹을 때, 칼로리와 당류 함유율이 높은 드레싱류는 피하고 오일과 식초를 사용한 드레싱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또 미역국, 시래깃국과 같은 국이나 탕을 먹을 때에는 국물에 들어있는 나트륨을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아야 합니다. 식이섬유는 충분한 물과 함께 먹는 것이 좋은데, 물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을 경우 식이섬유가 다른 음식의 수분을 끌어들여 변을 딱딱하게 만들고, 오히려 변비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식이섬유를 먹는 순서도 중요합니다. 같은 음식이라도 식이섬유→단백질→탄수화물의 순으로 먹는 순서를 바꾸면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식사 순서는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은 한국인에겐 특히 효과적입니다. 식이섬유를 가장 먼저 먹으면 그 뒤에 먹는 탄수화물이 천천히 흡수되어 그만큼 혈당이 천천히 오르게 됩니다. 특히 거친 식감 덕분에 식이섬유가 많은 채소류를 먹을 때는 그만큼 오랫동안 씹어야 하기 때문에, 씹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포만감을 느끼는 중추가 자극되고 오래 씹는 만큼 식사 시간이 늘어나게 되면, 식사 15분 이후부터 배가 부르다고 인식하는 우리 몸의 특성 때문에 그만큼 전체 섭취량도 줄어듭니다.
건강에 이로운 점이 많은 식이섬유이지만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게 되면 장 속에서 발효가 일어나 가스가 차고 복부팽만이나 복통을 유발할 수 있어 자신의 연령이나 체질적 특징에 따라 적절한 양을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서구화된 식단으로 충분한 식이섬유를 섭취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오늘부터 매일 먹는 식사에 식이섬유가 적은지, 충분한지 혹은 많은지 한 번 관찰해 보는 건 어떨까요? 식단 구성을 건강하게 바꾸는 것이 혈당 관리의 가장 중요한 첫 번째 걸음입니다.
참고문헌
Jovanovski E, Khayyat R, Zurbau A, et al. Should Viscous Fiber Supplements Be Considered in Diabetes Control? Results From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Diabetes Care. 2019;42(5):755–766. doi:10.2337/dc18-1126. PMID: 30617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