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파스타의 3줄 핵심 요약]
당뇨병 혹은 당뇨병 전단계의 가장 잘 알려진 증상은 다음/다뇨/다식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증상을 느끼지 못해 건강검진에서 당뇨병을 발견하게 됩니다.
우리 몸의 혈당이 높아지면 우리 몸은 저강도의 만성염증 상태가 되어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높은 혈당 변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심혈관질환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당뇨병 진단 초기부터 규칙적인 운동과 식사 조절을 해야 합니다.
당뇨병은 흔한 만성질환이지만 혈당 검사를 해보기 전까지는 혈당 수치를 확인하기 어렵고 뚜렷한 증상이 없어 인지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당뇨병 전단계 경우에는 별도의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당뇨병 전단계라 하더라도 당뇨병의 진단 기준에 해당하지 않을 뿐이지 높은 혈당 수준으로 올라가는 경우 당뇨병의 증상과 비슷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당뇨병과 당뇨병 전단계를 구분하기 보다는 당뇨병일 가능성을 고려하여 정밀한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당뇨병 전단계/당뇨병의 초기 증상
당뇨병 전단계 또는 당뇨병은 평소에 혈당이 얼만큼 높은지, 그리고 얼마나 오랫동안 고혈당이 지속해 왔는지에 따라 증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당뇨병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의심해 볼 수 있는 증상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갈증 증가
잦은 배뇨
배고픔 증가
피로감
시야 흐림
발이나 손의 저림 또는 따끔거림
잦은 감염 및 치유가 느린 상처
의도치 않은 체중 감소
혈당이 아주 높으면 우리가 전형적으로 말하는 당뇨병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가장 잘 알려진 증상은 다음/다뇨/다식입니다. 즉, 물을 많이 마시고 밥을 많이 먹어도 허기지거나 소변을 많이 보는 증상인데, 보통 진료실에 내원해 갑작스럽게 살이 빠지고 물을 많이 마시기 시작했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정도의 증상은 당장 인슐린 투여가 필요한 정도로 혈당이 극도로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며, 보통 건강검진 등을 통해서 발견하게 되는 수준에서는 증상이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2. 당뇨병과 저강도 만성염증
우리 몸의 혈당이 높아지면 우리가 뚜렷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우리 몸은 저강도의 만성염증(Low-grade inflammation)에 있게 됩니다. 이렇게 저강도의 만성염증 상태가 오랜 시간 지속되면 신체의 면역 반응에 영향을 주어 피곤함이나 피로감을 쉽게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 복부 팽만감, 가스, 변비 등의 소화기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여드름, 습진, 건선과 같은 피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리고 몸의 만성적인 염증은 신체의 신진대사 조절 능력을 방해하여 체중 감량이나 건강한 체중 유지에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의 염증은 다른 건강 상태와도 관련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증상 중 하나 이상의 증상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저강도 만성염증이 동반된 당뇨병 전단계인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당뇨병이 있으면 저강도 만성염증 상태로 인해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서 관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피부 관련 합병증
저강도 만성염증은 피부 신경에 변화를 일으켜 말초 신경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말초 신경병증은 손과 발에 저림, 따끔거림, 작열감을 유발하여 부상을 느끼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피부 부상과 감염의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피부 혈관에 변화를 일으켜 혈류를 감소시키고 상처 회복력을 손상시켜 상처 부위에 감염 위험이 증가하고 베인 상처나 타박상의 치유가 느려지며 당뇨병성 족부 궤양과 같은 질병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혈당이 높으면 박테리아와 곰팡이의 성장을 촉진시켜 칸디다증이나 박테리아 감염과 같은 피부 감염에도 쉽게 걸릴 수 있습니다.
혈관내피세포의 변화
만성적으로 혈당이 높으면, 우리 몸속 혈관의 내벽을 얇은 막처럼 덮고 있으면서 혈액과 직접 닿아 있는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에 장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정상적인 내피세포는 산화질소(NO)를 생성해 혈관이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데, 고혈당은 산화질소(NO)의 생성을 감소시켜 혈관이 잘 확장되지 못하게 합니다. 때문에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상승하거나 혈관 벽 내부에 콜레스테롤 등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는 죽상동맥경화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활성산소의 증가
활성 산소는 우리 몸에 들어온 영양소들이 산소와 결합하면서 에너지로 바뀔 때 만들어지는 부산물입니다. 건강한 상태에서는 활성 산소는 필요한 만큼 생기고 없어지기를 반복하며 균형을 이루지만, 활성 산소의 생성이 많아져 제거하는 능력이 부족해 활성산소의 농도가 증가하면서 정상 세포들을 공격하는 것을 산화 스트레스라고 합니다. 당뇨병이 있는 경우에는 세포 내 신호전달경로가 활성화되면 활성산소종(ROS)의 생성이 증가하게 되는데, 활성산소종은 혈관내피세포를 손상시켜 혈관의 기능장애를 일으키기도 하고 염증이 일어나는 경로를 활성화해 죽상동맥경화증이 발병하는 데 기여하기도 합니다.
활성 산소종은 당뇨병 관련 심혈관 질환을 발생시키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당뇨병을 관리하고 혈당 조절을 잘 유지해 활성산소종의 생성을 줄이는 것이 심혈관 합병증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단 등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표적으로 하는 약물을 사용하면 당뇨병 환자의 활성 산소종 생성을 줄이고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췌장 내 변화
췌장은 소화효소를 분비해 음식물을 소화시키고,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과 글루카곤 호르몬 분비를 담당하는 기관입니다. 췌장에는 랑게르한스섬이라는 내분비 조직이 있는데, 랑게르한스섬의 베타세포는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을 생산하고 분비하는 역할을 합니다. 혈당 수치가 높아지면 베타 세포는 인슐린을 분비해 신체 세포가 포도당을 흡수하여 에너지로 사용하도록 합니다.
그런데 혈당 수치가 장기간 높은 상태로 유지되면 지속적으로 인슐린을 분비해야 하는 베타 세포가 결국 과로하게 되고 기능이 나빠져 인슐린 분비가 원활하지 못하게 됩니다. 당뇨병은 활성산소 생성을 증가시켜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베타 세포를 손상시키기도 하고, 세포를 죽여 결국 베타 세포의 수를 감소시키기도 합니다. 결국 손상되거나 수가 줄어든 베타 세포는 인슐린 생산과 분비 능력이 떨어지고 당뇨병을 더 악화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평소 혈당이 매우 높지 않은 경우 증상을 느끼기 어렵기 때문에 당뇨병은 ‘소리 없는 적’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당뇨병인지 모르고 지내다가 합병증과 동반된 증상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해 우연히 당뇨병을 진단받기도 합니다. 당뇨병을 관리하는 중요한 목적 중 하나는 높은 혈당 변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심혈관질환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당뇨병 진단 초기부터 규칙적인 운동과 식사 조절로 혈당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여, 만성 합병증의 위험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