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파스타의 3줄 핵심 요약]
똑같은 음식이라도 사람의 특성에 따라 혈당 반응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우리 몸속의 장내 미생물이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어야 건강한 혈당 관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연속혈당측정기(CGM)를 통해서 혈당의 변화를 매일 관찰해 나만의 건강한 식단을 만들 수 있습니다.
연속혈당측정기(CGM)를 사용하면서 친구와 같은 음식을 먹었는데 식후 혈당 최고점이 달랐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혈당은 일반적으로 어떤 음식을 먹었느냐에 따라 가장 크게 반응하지만, 같은 음식을 같은 양만 먹더라도 사람마다 혈당의 변화에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함께 라면을 먹은 친구의 혈당은 많이 높지 않은데, 나의 혈당만 아주 높아진다면 조금 억울한 마음이 들 수도 있는데요. 같은 음식을 먹어도 사람마다 혈당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1. 혈당 지수에 대한 일반 상식
일반적으로 아이스크림처럼 첨가당이 많이 들어있는 가공 음식은 혈당을 빠르게 올리고, 첨가당이 들어있지 않고 가공되지 않은 천연음식(예: 토마토)은 혈당을 크게 올리지 않는다고 여겨집니다. 이렇게 음식마다 혈당을 올리는 정도를 혈당 지수라는 수치로 나타내는데, 혈당 지수가 높을수록 음식을 섭취한 후 혈당이 많이 오릅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혈당이 높을수록 당뇨병 등 대사성 질환에 걸릴 위험이 커지고, 과도한 혈당은 인슐린에 의해서 지방으로 축적되어 살이 찌게 되므로 혈당 지수가 높은 식품이나 음식을 피하는 것이 당뇨 예방과 체중 감량을 위해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흰 쌀밥, 빵, 가당 음료처럼 혈당 지수가 높은 음식을 먹었을 때 똑같이 혈당이 많이 오를까요?
2. 연구 : 사람에 따라 다른 혈당 반응
예전에는 음식에 포함된 탄수화물의 함량에 따라 혈당의 상승 여부와 정도가 결정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2015년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에서는 똑같은 음식이라도 사람에 따라 혈당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음식 섭취에 따른 사람들의 혈당 반응을 연구한 결과, 특정 음식에 대한 반응이 개인에서는 비교적 일관성 있게 나타나지만, 타인 간에는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예를 들어 친구와 함께 떡볶이를 먹었을 때, 나의 혈당은 빠르게 오르지만 친구의 혈당은 많이 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인데요.
우리는 주변에서 사람마다 음식에 대한 반응이 다른 걸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은 우유를 한 모금만 마셔도 배탈이 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우유를 즐겨 마셔도 아무렇지 않기도 하고, 커피를 한 잔만 마셔도 두근거리고 잠들 수 없는 사람도 있는 반면, 잠들기 직전까지 진한 커피를 마셔도 머리만 대면 잠드는 사람이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음식에 대한 혈당 반응이 다른 것도 이와 같습니다. 연구에서 탄수화물 함량이 똑같이 20그램인 바나나와 쿠키를 먹었을 때, 한 사람은 바나나를 먹으면 혈당이 오르고 쿠키를 먹을 때는 변화가 없는 반면 다른 사람은 정반대의 패턴을 보인 것처럼 말입니다.
3. 사람마다 혈당 반응이 다른 이유
이런 개인 차는 왜 생길까요?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그 이유를 유전자, 체형, 신체 활동, 장내 미생물 조성 차이 등에서 찾았습니다. 특히 사람마다 다른 장내 미생물 조성이 혈당 반응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쳤는데요. 장내 미생물 중 특정 종은 식후 고혈당을 유발하기도, 예방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사람의 소화기관에 어떤 종류의 미생물이 많은 지에 따라 음식에 대한 혈당 반응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속의 장내 미생물은 우리가 먹는 음식에 따라 다르게 조성됩니다. 결국 우리가 먹는 음식은 내 몸에 다양한 영양분을 공급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장내에 조성된 미생물들에게도 먹이가 되고, 먹은 음식에 따라 어떤 미생물의 상태가 우세해지기도, 열세해지기도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장내 미생물이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어야 내가 먹은 음식이나 식품에 혈당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건강한 혈당 관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장내 미생물 상태를 알기 위해 매번 검사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연속혈당측정기(CGM)로 혈당의 변화를 매일 관찰하면서 어떤 음식을 먹을 때 혈당이 많이 오르고, 떨어지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꾸준하게 혈당을 측정해 음식들에 반응하는 나의 혈당 패턴을 파악해보고, 나에게 이로운 음식과 해로운 음식을 구분지어 나만의 건강 식단을 만들어보는건 어떨까요? 나에게 이로운 음식을 찾아 늘리고, 해로운 음식을 줄이는 것이 혈당 관리의 첫걸음이란 점 잊지 마세요!